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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를수록 깊이를 더해가는 필름카메라

201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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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사내필진 1기 카지노 워커힐 오퍼레이션 지원팀 박세인님의 원고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진부하게 느껴질 만큼,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덕분에 누구든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사진을 맘껏 찍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카메라에 있는 사진을 곧바로 인터넷에 올릴 수 있고 필터와 포토샵을 활용해 사진을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만들 수도 있는데요.


필자의 필름카메라. 왼쪽부터 라이카 미니줌, 엑시무스, 니콘 FM2 @구글이미지


모든 것이 편리하고 빠르게만 흘러가는 요즘, 저는 필름이 주는 따뜻한 감성이 좋아 여전히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습니다. 가방에서 필름을 꺼낼 때면 종종 사람들로부터 왜 굳이 필름카메라를 고집하는지 질문을 받곤 하는데요. 그 때마다 ‘그냥 좋아서’ 라고 짧게 답했다면 오늘은 조금 자세히, 곁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키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인도 푸네 / 2011 / eximus





제 방 책장에는 두툼한 앨범들이 널찍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앨범 안에는 저의 유년시절의 필름 사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돌이켜보면 제가 수학여행에서 돌아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집 앞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러 가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엉성하기 이를 데 없지만 당시 초록색의 후지 일회용 카메라는 여행의 필수 아이템이었습니다. 


서울 북촌 / 2015 / minizoom 


여행지에서 찍은 필름을 맡기고 나면 사진관 아저씨가 일러준 시각에 부리나케 뛰어가 곧바로 종이 봉투에 담겨있는 사진을 꺼내보곤 했습니다. 또 한 때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후유증으로 장래희망이 사진관 주인인 적도 있었는데요. 세월이 지나, 사람들로 북적이던 사진관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이처럼 필름카메라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있습니다.


일본 유후인 / 2015 / minizoom


대학 입학 무렵 외할아버지께 니콘 FM2를 물려 받으면서 저와 필름카메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태어나 할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수동카메라. 처음엔 어려운 작동법과 묵직한 무게가 부담스러웠지만 학과 내 카메라 관련 수업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가 가는 곳곳마다 함께 하며 필름카메라는 저에게 강력한 스토리텔링 도구가 되었는데요. 제가 사용하는 필름카메라의 역사가 곧 저의 역사가 된 셈입니다.


싱가포르 유니버셜스튜디오 / 2014 / FM2



인도 뭄바이 / 2011 / FM2



마카오 / 2009 / FM2






필름카메라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결과물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홈에 맞춰 끼운 필름은 기껏해야 36컷에 불과하기 때문에 셔터를 누를 때 보다 더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게다가 자칫하면 필름에 빛이 새어 단 한 장도 건져내지 못하는 참사가 생길 수 있으니 자연스레 디지털카메라보다 더 조심스럽게 다루게 됩니다. 


중국 북경 / 2011 / FM2


이렇게 신중함을 기울인 탓에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에는 프레임 너머 풍경과 공기 냄새, 그 때의 제 마음상태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때로 너무 밝거나 어둡게, 혹은 흔들리게 나올 지라도 필름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모든 필름 사진은 제가 고민하며 찍은 순간들이기 때문에 나중에 꺼내보아도 설레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중국 상해 / 2010 / FM2


필름카메라에는 디지털카메라가 흉내내지 못하는 필름카메라만의 독특한 색감과 노이즈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빛과 그림자를 잡아내는 고유의 느낌 때문에 사진관을 오고 가는 수고로움과 비용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인데요. 실제로 일본의 리코社에서는 디지털 신제품을 연구할 때 필름과 가장 유사하게 노이즈가 표현될 수 있도록 주력한다고 합니다. 디지털이 아날로그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또 다른 첨단 기술을 입히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인도 뭄바이 / 2011 / eximus



필름카메라와 함께 하기로 결정하셨다면 가장 먼저 구입처가 고민되실 텐데요. 오프라인 구입처로는 서울 회현(남대문)과 충무로 일대에 카메라 전문 가게가 밀집해 있으며 요즘에는 아마존, 이베이 등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여 해외 직구를 하는 분도 많다고 합니다. 중고 제품을 사고파는 커뮤니티를 통하여 구입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고가의 제품인 만큼 중고장터의 경우 1:1 직거래를 추천 드리며, 부품이 없어서 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고장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충무로 카메라 상가 @구글이미지


카메라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필름인데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필름구입처는 충무로에 위치한 아트카메라 입니다. 온라인쇼핑몰도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카메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충무로 골목에는 카메라 가게들이 즐비해 있어 구경하는 것만으로 재미있답니다.



@아트카메라

 

Info. 아트카메라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
평일 09:30~19:30 / 토요일 11:00~17:00

문의 : 02-6263-1102
홈페이지 바로가기


인스튜디오 위치 @네이버지도


요즘에는 필름 현상하는 사진관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만약 주변에 필름 현상할 곳이 없다면 제가 자주 가는 인스튜디오를 추천합니다. 서울에서 필름스캔이 가장 저렴한 곳으로, 웹하드에 당일 혹은 익일 필름스캔본이 업데이트 되어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후지와 아그파 필름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 Info. 인스튜디오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11 삼륭빌딩 201호

평일 09:30~19:30 / 토요일 11:00~17:00

가격 : 필름스캔 135mm 4롤 10,000원

문의 : 02-6263-1102



사진작가로도 유명한 김상규 디자이너는 「사물의 이력」이라는 책을 통해 ‘필름카메라엔 속을 알 수 없는 무뚝뚝함이 있다’고 했는데요. 편의성이라는 명목 하에 많은 것이 빠르게 사라져가는 요즘,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좋아하는 것이 좀 더 오래 곁에 머물러 있길 바랍니다.

 

*링크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사진은 모두 사내필진 박세인님이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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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6 00:21 신고
    네..그래서 저도 필카를 놓치 못하고 있는듯 하내요~
    • 안녕하세요 솜다리™님. 파라다이스 블로그입니다.
      리코社에서는 필름 카메라의 노이즈 표현과 비슷하게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기도 한다니,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만의 매력은 여전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