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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오타쿠 김성수의 일본이야기_제18회_도야마 알펜루트의 거대한 설벽

2017.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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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 왔다고 느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고 의식할 만큼 더운 날씨입니다. 덕분에 입 안에서 차갑게 녹는 아이스크림이 한결 맛있게 느껴지는군요. 벌써부터 이렇게 더운 걸 보니 올해도 상당한 더위와의 전쟁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다테야마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


그런데 여기, 5월 중순이 다 지나가는데도 지난 겨우내 쌓였던 눈이 다 녹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도야마 현에 위치한 거대한 설벽(雪壁) ‘다테야마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인데요. 자그마치 해발 2,390M인 ‘다테야마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의 기온은 요즘 같이 초여름 날씨처럼 더운 시기에도 한 겨울을 연상케 하는 추위이기 때문에 단단히 무장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올라갈 무렵에도 얇은 옷을 입고 올라와 추위를 이기지 못해 관광센터 건물로 서둘러 돌아가는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웅장한 설벽(雪壁)에 흥분하여 감탄사를 날리며, 기념 촬영을 하지만 이내 몰려오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저도 나름 단단히 무장했다고 생각했지만, 한기가 서서히 스며 들어와 상당히 추웠습니다. 


 

다테야마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 안내


1. 설벽의 높이(가장 높은 지점 기준, 단위: M)


2. 기온 (2012년~2016년, 단위: ℃)

데이터 출처: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3. 복장 

 

출처: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다테야마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는 독특한 지형 때문에 많을 땐 20M가 넘는 눈이 쌓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제설 차량으로 도로의 GPS를 확인하면서 길을 개통하는 데만 약 1개월 정도 걸리며, 4월 중순 경 길이 생기면 비로소 6월 중순경까지 이 거대한 설벽(雪壁)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잠깐 생긴답니다.

  

출처: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에서 1,000M 정도 내려오면 바다를 연상케 하는 파란 하늘, 에메랄드 빛의 구로베 호수를 볼 수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의 추웠던 기온과는 달리 어느 정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고 어쩐지 저 먼 산 봉우리 설경에서조차 완연한 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심호흡을 하면 공기가 맑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공기가 참 맛있다’라고.



호수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댐이 보이는데요, 잔설이 군데군데 보이는 구로베 댐의 풍경이 조금 을씨년스러운 면도 있지만, 6월말부터 시작하는 구로베 댐 방류는 그야말로 절경입니다. 초당 10톤의 물이 방류되며, 오전 중에는 태양의 반사 빛에 의해 예쁜 무지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info. 구로베 댐

2017년 방류기간 : 6월26일~10월15일

홈페이지 바로가기




도야마(富山)에는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외에도 명물이 많은데요, 특히3월부터 5월 사이 많이 잡히는 ‘호타루이까(꼴뚜기)’가 맛있기로 유명합니다. 그물에 잡혔을 때나 생식을 위해 바닷가에 있을 때 마치 반딧불이(ホタル[호타루]) 같이 어둠 속에서 아름다운 빛을 내는 오징어(イカ[이까])라고 해서 반딧불이 오징어라는 뜻의 호타루이까라고 불립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우리네 속담에서는 좀처럼 연상하기 어렵지만, ‘도야마(富山)’에서는 봄의 제철 해산물로서 이 ‘호타루이까(꼴뚜기)’가 으뜸이라고 합니다. 명성답게 스미소(酢味噌: 미소 된장과 식초를 썩어 만든 소스)를 찍어서 한 입 깨물면 내장의 씁쓸한 맛과 꼴뚜기의 고소함이 입 속에 가득 퍼집니다.


토쿠베츠 혼죠조 다테야마(特別本醸造 立山)


도야마(富山)를 대표하는 ‘다테야마(立山)’ 주조의 사케와 같이 하면 ‘호타루이까’를 더욱 맛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토쿠베츠 혼죠조 다테야마(特別本醸造 立山)는 쌀과 쌀코오지(麹:누룩), 양조용 알코올로 만든 사케인데요, 정미 비율은 코오지마이(麹米) 57%, 카케마이(掛米) 59%이며 도수는 15도에서 16도 사이입니다. 참외,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연상케 하는 달콤한 향기가 느껴지며, 맑은 샘물과 같은 청량감과 깔끔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4월부터 11월까지는 ‘시라에비(白えび: 쌀새우)’도 제철이라고 합니다. 껍질이 연해서 튀김으로 만들면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한층 더해집니다. 싱싱한 시라에비를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하얗고 연한 새우살의 단 맛이 사케를 더욱 맛나게 해줍니다.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는 오늘 소개한 ‘다테야마 유키노 오오타니(立山 雪の大谷)’ 외에도 다양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산악 관광코스입니다. 계절마다 다채로운 풍경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데요, 일본 알프스의 새하얀 절경과 함께 맛있는 사케 한 잔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아름다운 설벽이 있는 4월부터 6월 사이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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