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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s Pick)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오다! _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등

201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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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날씨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감성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런 때에는 좋은 전시나 공연을 관람하며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파라다이스 블로그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아 현재 진행중인 다양한 전시를 관람해 보았습니다. 요즘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전시인 안규철의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부터 독특한 작품이 가득한 뉴 로맨스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전시들을 소개해드립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입구


새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어느 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자잘하게 흩날리는 눈발 덕분에 미술관의 모습이 왠지 더 아름답게 느껴졌는데요. 전시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디지털 사이니지


건물 내부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였습니다. 진행 중인 전시회에 대한 설명을 담은 디지털 사이니지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관람 전에 간단한 배경 지식도 쌓을 수 있었는데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총 7개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전시는 1월 말에서 2월 중에 종료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관람을 조금 서두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료 물품 보관함


디지털 사이니지 외에도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특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물품 보관함은 관람객이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전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시설이었습니다. 빈 보관함을 열고 물품을 넣은 뒤 자유롭게 비밀번호를 설정해두면 시간 제한 없이 무료로 짐을 보관할 수 있으니, 아무 것도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겠죠?



국립현대미술관 입장 티켓과 팜플렛


입장 티켓은 전시관 입구에 위치해 있는 매표소에서 구입하면 되는데요. 7종류의 전시를 모두 관람할 수 있는 통합입장권 가격은 기본적으로 4,000원이지만, 24세 이하이거나 대학생(학생증 제시 필수)일 경우에는 무료로 티켓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 매주 수/토요일 오후 6~9시인 야간개장 시간에도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사전에 미리 알아보고 방문한다면 멋진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겠네요!

 

+info.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휴관일 : 매주 월요일과 1 1

발권시간 :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

관람시간 : , , , 일요일 - 오전 10~오후6

, 토요일 - 오전 10~오후9(오후 6시부터 무료관람)

가격 : 통합입장권 4,000(24세 이하 또는 65세 이상, 대학생 등 무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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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하는 것의 새로운 의미,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는 마종기 시인이 1980년에 발표한 같은 이름의 시 제목이자 시집의 제목입니다. 시인이 망명자였던 시절, 보이지 않는 머나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이름 지은 것인데요. 그 곳이 어디든 지금 여기에 부재하는 것들의 빈자리를 드러내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의미에 기반해, 안규철 작가는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시각적 이미지들의 자극을 넘어 그 뒤에 숨겨져 있던 생각들을 들춰냄으로써 진짜 사랑의 나라를 향한 여정을 꾸몄다고 하는데요. ‘이 전시는 관객이 채워 넣어야 할 빈칸들로 가득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작가의 말처럼, 전시 작품들은 하나같이 관객의 참여에 의해 그 의미가 완성되는 것들이었습니다.


 

아홉 마리 금붕어


옅은 물빛의 동심원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금붕어들이 보이시나요?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아홉 마리 금붕어9마리의 금붕어를 각각의 공간 속에 가둬 고립시킨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금붕어가 하나의 원 안에서 헤엄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금붕어가 혼자만의 길에 갇혀 있는 역설적 풍경을 연출하였는데요. 좁게 나눠진 길에서 끊임 없이 혼자 헤엄치는 금붕어들은 인간의 절대적인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피아니스트와 조율사


덩그러니 피아노 한 대가 놓여져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던 이 작품은 피아니스트와 조율사입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방문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와 매일 피아노의 부품 하나씩을 제거하는 조율사가 있어서, 부품이 하나씩 제거되며 점점 음악이 해체되고 결국 아무 음도 내지 않는 침묵의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연주는 화///일에는 오후 3시와 5시에, /토요일에는 오후 3시와 7시에 각각 30분씩 진행된다고 하니 시간에 맞춰 방문하셔서 멋진 연주를 들으시길 바랍니다.



1,000명의 책


발소리를 죽이며 전망대에 올라가니, 열심히 책을 필사중인 한 여성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이 또한 작가의 작품 중 하나인 ‘1,000명의 책이었는데요. 전시기간 동안 1천여 명의 관객들이 국내외 문학작품을 연이어 필사하는 것으로, 참가자들은 필경사의 방에 마련된 책상에서 각자 1시간씩 주어진 책을 필사하는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전망대를 내려오면 바로 보이는 한 쪽 벽에 필사의 광경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와 이미 필사를 끝낸 원고지 묶음도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서로를 모르는 익명의 개인들이 공동의 작업에 참여하며 보이지 않는연대를 이루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이 전시의 주제를 잘 드러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의 


기억의 벽 카드 쓰기


무엇보다도 새롭게 느껴졌던 작품은 기억의 벽이었는데요. 우리가 잃어버린 것, 그리워하는 것, 부재하는 것의 이름을 하나씩 적은 카드가 빼곡히 걸려있는 벽은 단순하면서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이 적은 카드로 계속해서 벽을 채워나가고, 더 이상 새로 붙일 자리가 없게 되면 원래 있던 것 위에 새로운 카드를 덧붙이며 전시기간 내내 끊임 없이 변화한다고 하는데요. 파라다이스 블로그도 꾹꾹 눌러 적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기억의 벽에 두고 왔습니다.^^



침묵의 방


전시실의 가장 끝에 자리하고 있는 침묵의 방은 크고 둥근 공 모양의 공간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습니다. 안으로 입장하자 마치 달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완전한 침묵이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발을 구르거나 손가락으로 소리를 내는 등 침묵을 깨는 행동을 하면 공간 전체에 소리가 크게 울려퍼지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각적인 자극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경험한 잠깐의 침묵은, 한 순간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 현실과 대비되며 왠지 모를 편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전시회에는 이 외에도 식물의 시간II’, ‘사물의 뒷모습’, ‘64개의 방의 작품이 있으니 직접 가셔서 확인해보세요.^^


+info.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전시 기간 : 2015.09.15 - 2016.02.14

전시 위치: 5전시실

전시 정보 보기

 


새로운 존재와의 조우, 뉴로맨스


뉴로맨스


<뉴로맨스>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호주현대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 제작한 순회 전시입니다. 한국과 호주에서 뉴 미디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14인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선보이는데요. 기술 발전의 여정에서 우리가 새롭게 조우하고 있는 미지의 존재와 인간, 이 둘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한국/호주 작가들이 각각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나라의 작가들이 공통적인 주제로 작품을 전시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는데요.



관상용 선인장 디자인, 이소요


뉴로맨스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이소요의 관상용 선인장 디자인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전략적인 재배와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선인장의 생태에 대한 기록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이종간 교배로 탄생한 동물은 종종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지는데, 어째서 변형된 식물은 단순히 관상용으로 여겨지는지에 대한 신선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는 남자, 정승


인상적인 작품은 기이한 모습으로 벽 앞에 전시되어 있던 우는 남자였는데요. 여러 크기의 화면을 통해 한 남자가 보이는데, 이 남자는 무엇이 그리도 울분이 터지는지 오열을 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이는 오늘날 마음 속에 화를 가득 품고 사는 현대인들의 울분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입체적으로 설치된 영상 속에 갇혀 통곡하는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간접적으로나마 속에 있던 뒤엉킨 감정들이 해소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관람객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 듯, 한참 동안 이 작품 앞에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토메이티드 컬러 필드, 레베카 바우만


기술과 색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레베카 바우만은 색채가 유발하는 복합적인 감정의 변화를 기계 운동과 같은 단순한 체계로 치환시키는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오토메이티드 컬러 필드는 숫자 패널 대신에 다양한 색상의 종이 카드로 교체된 100개의 플립 시계를 벽면에 설치한 작품입니다. 건전지로 작동하는 시계들은 각각 다른 시간을 표시하기 때문에 색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고, 따라서 시계의 기계적인 움직임에 따라 변화무쌍한 컬러 필드가 매 순간 탄생하는 건데요. 1초에 수 십 번 넘어가는 다양한 색의 플립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색채와 기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뉴로맨스 전시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번 주말까지 꼭 방문해보세요.^^


+info. 뉴로맨스

전시 기간 : 2015.09.22 - 2016.01.24

전시 위치: 6전시실,전시마당,멀티프로젝트홀

전시 정보 보기

 


그 외의 여러 전시들


대한항공 박스프로젝트 - 율리어스 포프, 비트 폴 펄스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지금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뉴로맨스> 전시회와 작품들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린 두 전시회 외에도 <대한항공 박스프로젝트>, <윌리엄 켄트리지> 등 색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7가지의 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것과 같이 특정 날짜/시간에 입장하면 자유롭게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니,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의 마지막 전시회 관람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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