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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사케 이야기

201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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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밤, 지인들과의 모임이 잦은 때입니다. 

낭만에 취하고 좋은 술을 곁들이기 좋은 가을, 오늘은 사케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flickr@halfrain

사케는 쌀과 누룩 그리고 물을 더해 발효시켜 가장 맑은 상태로 잘 걸러내 만드는 술입니다. 본래는 일본에서 ‘술’을 모두 일컫는 말이었는데, 현재에 와서는 ‘맑은 술’, ‘깨끗한 술’이라는 의미를 담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사케(오사케) 혹은 니혼슈라고 부른다네요. 사케는 숙성 방법과 쌀 정미율 등에 따라 종류가 나뉩니다.

 

 

@구글 이미지

사케도 와인처럼 일련번호와 함께 상세한 정보가 담긴 라벨이 부착되어 있답니다. 사케 라벨 읽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라벨에는 제품명. 청주의 등급. 용량.  알코올 도수. 원 재료 명. 제조회사 및 회사 주소 등이 일본어로 표기됩니다(더러는 제품 뒷면에 음용하기 적당한 온도나 보관방법 그리고 맛의 특징 등을 부착하기도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대부분의 사케는 한글라벨로 대체됩니다.)

 

사케는 흔히 2가지 보틀에 담겨 판매가 됩니다. 하나는 병, 하나는 우유팩과 같은 종이팩입니다. 세계에 주류 중에 종이팩에 담겨 출시되는 술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소주도 등산용으로 나온 종이팩이 있지만, 사실 종이팩에 담기게 되면 보관상 문제가 많아집니다. 그러나 사케 용기에 대한 일본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종이팩 사케가 등장하게 된 것이죠. 사케 종이팩은 단순히 우유팩처럼 생겼지만 내부는 폴리에틸렌 같은 특수성분의 재료가 6겹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종이팩이 등장한 건 1977년도에 처음으로 나다 현에 있는 한 양조장에서 휴대, 부피, 진열, 자외선차단 등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시초라고 하네요.

 

처음에는 보수적인 양조장들이 종이팩을 쓰는 것을 거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편의성에 종이팩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유통상의 이로움이 훨씬 많았기에 대부분의 양조장이 청주를 종이팩에 담아 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준마이 다이긴조슈같은 최상급의 청주는 절대 종이팩에 담기지 않습니다. 이유는 위스키의 마스터 블렌더, 맥주의 브루마스터, 와인 소뮬리에 같이 청주에도 전문 테이스터들이 있는데, 고급 사케를 종이팩에 담을 경우 특유의 종이향이 묻어나 맛이 떨어진다 하여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군요.

 

 

flickr@Shinsuke Ikegame

수많은 사케 종류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은 은근 난감한 일입니다. 하지만 간단한 용어만 파악하고 있어도 자신에게 맞는 사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케도 와인처럼 상세한 정보를 담은 라벨이 있습니다. 그리고 맛을 표현하는 단어도 많지요.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는 아마쿠치와 가라쿠치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아마쿠치는 단맛이 강하게 드러나며 마일드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사케를 말하며, 가라쿠치는 아마쿠치에 비해 단맛이 적고 섬세하며 알코올의 자극성을 느끼기 쉬운 드라이한 느낌의 사케를 말합니다. 일본주도(日本酒度) ±0을 기준으로 아마쿠치는 -, 가라쿠치는 +로 표시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기준을 가지고 사케를 선택하셔도 충분히 자신에게 맞는 사케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사케는 온도에 따라 더욱 풍부하게 그 맛과 향을 즐길 수도 있는데요, 봄여름은 차갑게, 가을겨울은 따뜻하게 먹는 것이 일반적인 음용법 입니다. 하지만, 각 종류에 따라서 그 맛과 향을 더욱 풍부하게 살려 먹기도 합니다.

 

 

 

flickr@d’n’c

술은 그 나라의 삶이 녹아 든 작품입니다. 사케에는 일본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습니다.

 

 1인당 사케 소비량으로 일본에서 1위를 자랑하는 니이가타 현에서는 새해 첫날, 결혼식, 기념일 등에 축하를 위해서 사케 통을 깨뜨리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기념일의 주인공이 힘차게 술통 뚜껑을 내리치고, 통 속의 사케를 모든 참석자에게 고루 나누어 줍니다. ‘가가미 비라키(かがみ びらき)’라는 이 풍습에는 ‘운이 트이고 앞길이 열린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있듯, 일본에도 술의 신을 모시는 전통이 있습니다. 사케의 신 ‘마츠오 사마(松尾 様)’를 모신 마츠오 신사는 총본사인 마츠오타이샤(松尾大社, 교토)를 포함해 일본 전역에 총 22개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마츠오 신사를 처음 세운 사람이 5세기 경 한반도에서 건너온 하타노씨(秦氏)라고 전해진다는 것입니다. 왠지 사케가 조금 더 친숙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공부하면 할수록 더욱 매력적인 술이 바로 사케랍니다. 마지막으로 사케의 멋에 흠뻑 빠질 수 있는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고급 일식당 ‘사까에’를 소개합니다. 신임 쉐프와 함께 새 단장을 마쳤는데요, 부산의 가을 바다를 배경으로 사케의 풍미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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