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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전숙희문학상 수상작, 민병일의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

2017.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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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진정성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수필을 삶의 문학이라고 합니다. 일상과 경험을 작가만의 언어로 자유롭게 드러내기 때문에 개성의 문학이라고도 하죠. 좋은 수필을 읽다 보면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요. 이 가을, 파라다이스그룹에서 소개하는 수필을 통해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제 7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민병일 작가


파라다이스그룹이 지원하는 한국현대문학관의 전숙희 추모위원회에서는 수필의 미덕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전숙희문학상을 통해 매년 좋은 수필을 발굴하여 시상하고 있는데요.


수필가 벽강(壁江) 전숙희 선생


‘전숙희문학상’은 한국의 대표 수필가이자 국제PEN클럽 런던본부 종신부회장, 예술원 회원 등으로 활동한 수필가 전숙희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7회째를 맞은 전숙희문학상의 주인공은 민병일 작가의 수필집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문학판 간행)인데요. 수상작은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발간된 수필집 중 출판사 관계자 및 문학담당 기자들의 추천을 받아 예심을 거친 후, 본심에 오른 10권 가운데 3권을 최종 심사하여 결정하였습니다.


창을 통해 본 풍경들,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essayist), 동시에 사진작가이기도 한 민병일 작가의 매력 넘치는 산문집입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곡성부터 몽골, 시베리아까지 전세계 나라와 도시를 순례하며 마주한 그 곳의 창()을 통하여 본 풍경을 소개하는데요. 사진과 어울리는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독자는 창 너머의 풍경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민병일 작가의 수필집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 @네이버책


추모위원회는민병일의 산문은 미학을 탐구하되 관념 유희에 빠지지 않고 삶의 구체성이 생생하다는 점에서 일상의 문학이라고 할 수필의 예술적 가치를 북돋으려는전숙희문학상의 취지에 가장 잘 어울린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아래 본문 내용을 보면 심사평의 의미가 더욱 뚜렷하게 와 닿습니다.


옛 스페인 제국의 수도였던 톨레도를 연상하리만큼 아름다웠다는 드비나 강 연안의 비텝스크. 러시아를 대표하는 화가 일리야 레핀은 비텝스크를러시아의 톨레도라 했다니 이 마을의 고풍스러움을 짐작할 수 있다. 바이칼 호숫가의 리스트반캬 마을 역시 오래된 목조건물들이 집의 성채를 이루고 있다. 리스트반캬의 나무 집들도 비텝스크만큼 예스러운 미가 풍겼고, 샤갈의 그림에 나오는 풍경과 흡사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리스트반캬에 와서야 샤갈의 그림에 나오는 나무 집과 창의 아름다움을 실감했다. 그가 그림을 통해 꾼 꿈의 실체가 현실을 초월하려는 게 아니라, 현실의 이면에 존재하던 또 다른 현실이었음을 알았다.

-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


민병일 작가는 창을 하나의 매개물로 하여, 내 안의 이리를 만나는 것을 예술로 상정했다고 작품을 소개합니다.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황야의 이리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여인의 모습을 책의 행간을 순례하는 여자의 눈빛은 설원에서 본 이리의 눈망울을 닮았다. 노루를 찾아 토끼를 찾아 들판을 달리는 이리처럼, 여자는 활자 냄새를 맡으며 무엇인가 찾고 있다로 묘사한 것을 보아 아마도 그 의미는 간절함이 아닐까 합니다


창 너머 초원에서 먹잇감을 찾기 위해, 살기 위해 간절하게 토끼를 눈에 불을 켜고 찾는 늑대의 마음처럼 말이죠. 어쩌면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마음일 수도 있겠습니다


책 읽기에 정말 좋은 계절입니다. ‘ 7회 전숙희문학상의 수상작이 찾아낸 보물 같은 수필집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를 읽으며 들판을 달리는 이리처럼 나의 내면을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민병일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


민병일 작가의 산문집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네이버책


민병일 작가의 사진이 삽입된 소설가 박완서의 작품 <모독> @네이버책

(출처:네이버 책)


민병일 작가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독일 로텐부르크 괴테 인스티투트를 수료한 뒤, 독일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시각예술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홍익대와 동덕여대 미술대학·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했고, 주로 미술과 문학, 사진, 음악, 디자인의 상호관계를 예술사의 관점에서 강의하고 있는데요


시인으로 등단한 민병일 작가는 사진작가, 출판인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설가 박완서의 티베트·네팔 기행산문집에 사진을 찍어 담은 「모독」(2014), 작가의 독일 유학 시절의 경험을 담은 산문집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2011)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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