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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넘어 희망의 하모니를 완성하다, 아이소리앙상블 합창단

2015.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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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소리 앙상블은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이 2009년 창단한 세계 최초 청각장애아동 합창단으로, 인공와우 및 보청기 아동들을 대상으로 연령과 특성에 적합한 음악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노래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나가고 있는 합창단 입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한데요. 


이 아이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달팽이관(와우)의 질환으로 난청이 발생하여 보청기를 사용해도 청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인공와우를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달팽이관 내에 남아 있는 청신경을 인공와우가 전극으로 자극하여 소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듣고 말하게 되었다고 해도 인식할 수 있는 음역대가 좁아 노래를 하는데 어렵기 때문에 아이소리 앙상블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또 연습하여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좌측부터_조성은, 권새미, 최숙경, 김태광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인생의 중대한 발견을 얻는 일을 ‘세렌디피티’라고 하는데요. 일상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 일이니만큼 세렌디피티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소리앙상블 합창단에는 그 기적 같은 경험을 매 순간 마음으로 깨닫는 4인방이 있습니다. 소리와의, 아니 ‘다름’과의 불편함 속에서도 네 명의 선생님과 발을 맞추며 매회 찬사가 쏟아지는 무대를 완성하는 아이들. 땀과 인내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감동으로 전해질 때 아이들과 선생님, 이를 지켜보는 파라디안까지도 함께 성장해 왔는데요. 아이소리앙상블 합창단을 이끄는 4인방인 최숙경 지휘자, 김태광 부지휘자, 조성은·권새미 음악교사를 만나보았습니다.




토요일 오전 10시, 아이소리앙상블 합창단 아이들은 어김없이 복지재단 5층 연습실로 삼삼오오 모여들었습니다. 합창 무대를 멋지게 완성하기 위해 반복에 반복을 더한 노력의 과정을  매주 뚝심있게 이어오고 있는데요. 합창단의 멋진 무대의 뒤에는 천방지축 아이들과 발성부터 호흡까지 체계적으로 수업을 해오며, 온 마음으로 함께 노래한 네 명의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올해 첫 부임 후 제6회 정기연주회 무대를 선보인 20년차 베테랑 지휘자 최숙경 씨와 아이소리앙상블 합창단의 창단 멤버이자 인공와우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연구한 음악교사 권새미 씨,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꿈과 행복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친구 같은 부지휘자 김태광 씨, 연주는 물론 아이들이 쉽게 발성할 수 있는 곡으로 편곡을 도맡으며 노래로 치유와 나눔을 마음 속에 새긴다는 음악교사 조성은 씨. 네 사람이 아이소리앙상블을 시작하게 된 시기와 동기는 각기 다르지만,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과의 합창이란 도전에 ‘장애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오는 두려움을 느낀 것은 그들의 가장 큰 교집합이었습니다.

 



“초대 지휘자님이 아이들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기획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자원봉사 형태로 왔고, 반주와 음악교사를 병행했죠. ‘인공와우’도 생소했고, 청각장애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논문을 많이 찾아봤어요. 복지재단 선생님들이 언어학 관련 세미나도 알려줘서 조금씩 배워갔죠. 뮤지컬 보다는 연주회가 좋을 것 같았고, 어떤 방법이 가장 쉽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것이지 한 단계 한 단계 만들어 나갔어요.”


20대와 30대를 합창단과 함께 보냈다는 권새미 음악교사는 아이소리앙상블과의 첫 인연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조금 느릴 뿐이지 남들과 다른 것은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녀는 어느 날 한 아이가 “선생님, 사람들은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고, 귀가 안 좋으면 인공와우를 하는 거예요. 남들과 다르지 않아요. 조금 불편할 뿐이에요.” 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던 그 순간부터 생각의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곁에서 고개를 끄덕이던 아이소리앙상블 5년차 청일점 김태광 부지휘자는 ‘특수 합창’이란 점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들에 대한 이해의 깊이만큼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에요. 무대의 완성을 통해 희열을 느끼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아이들은 자신감과 책임감을 배워갔어요. 꿈을 표현하지 못했던 친구들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깨닫고 꿈을 찾아가기 시작했죠.” 라고 말하는 그는 스스로가 합창단 졸업 후에도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선생님이자 아이들 인생의 좋은 친구가 되면 좋겠다며 작은 소망을 내비쳤습니다.




매회 연습과 공연마다 피아노 반주를 담당하면서 편곡까지 전담하고 있는 조성은 음악교사는, 궁극적으로 ‘음악이 꼭 필요한 곳에 가자’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자신이 꿈꾸던 그 곳이 바로 ‘아이소리앙상블 합창단’인 것 같다며 합창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보청기는 어르신들만 끼는 거라 생각할 정도로 무지했죠. 인공와우도 처음 들었고요. 청각장애를 가졌는데 어떻게 노래를 부르냐는 주변 사람들의 의구심이 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발전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도전이고 행복이었어요. 장애를 갖고 있어 무의식 중에 억눌렸던 감정이나 자신도 모르게 그어버린 한계점을 뛰어넘으며 꿈을 갖는 계기를 마련한거죠.” 라는 그녀의 말처럼, 합창을 통해 아이들은 기다림과 다른 사람을 위해 참아야 하는 이유를 익히며 인격적으로도 성장했는데요. 그녀는 치료와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아이들 모두, 치열한 삶 속에서 노래로 마음을 치유하고 밝힐 수 있는 풍요로움이 있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누구보다 올해 무대가 남달랐을 최숙경 지휘자는 첫 면접 때 복지재단 윤성태 이사장이 했던 “우리 아이들과 어떤 무대를 만들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지금도 머릿속을 맴돈다고 하는데요. 힘에 부칠 때마다 그 말을 되뇌며 스스로를 다잡았다는 그녀는 집에 있을 때도 종일 아이소리앙상블 아이들이 부른 음원을 틀어놓는다고 합니다. 꿈에서조차 아이들이 나온다는 그녀에게 ‘아이소리앙상블’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된 것 같아 보였는데요.


그녀가 꿈꾸는 아이소리앙상블의 나비효과는 ‘사랑’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작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존중받는 경험을 쌓아가며 ‘배려의 기쁨’을 배워 그들의 가족에게 전하고 이것이 또 다시 누군가에게 전달되는 상상을 해보는 것인데요. 그녀는 아이소리앙상블을 통해 그 따스한 사랑이 전달되는 동안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크기로 커진 ‘사랑의 울타리’를 완성할 수 있음을 믿고 있었습니다.




네 사람은 아이들이 마음 속 이야기를 표현하고 그 감동을 공연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합창을 완성하는 데 복지재단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했는데요. 오직 아이들이 빛날 수 있는 무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4인방은 서로가 서로에게 완벽한 파트너라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연말 공연과 내년에 있을 무대를 위해 분주히 준비에 들어간 아이소리앙상블 합창단. 완벽한 음을 쫓기보다는 그들만의 하모니를 완성할 수 있는 음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요. 똘망똘망한 눈으로 소리를 내는 아이들이 또 어떤 기적이 만들어낼 지, 벌써부터 가슴 벅차게 기다려집니다.^^


<관련 포스팅>

청각장애 딛고 희망의 노래를 전하다, 아이소리앙상블 제 6회 정기연주회

 

본 포스팅은 파라다이스 그룹 사내보에서 발췌했습니다.

파라다이스 그룹 사내보 바로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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